제목[성명서]고 한규석 보사모 총무의 죽음과 장애인의 처우 개선에 대한 기자회견문2017-12-01 14:48
작성자 Level 10

원주시 보건소 내 재활보건실을 이용하는 중증장애인에 대한 처우개선과 민원을 제기하는 과정 중에 발생한 
고 한규석 총무의 죽음에 대한 우리의 입장

우리는 지난 11월 22일 ‘보건소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하 보사모)’ 회장(최원진)을 통해 한 장애인의 사망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원주시 보건소는 2008년 시민문화센터로 입주하면서 2009년 1월부터 뇌졸중에 의한 중증장애인 재활치료를 위해 재활보건실을 운영했으며, 시설을 이용하는 장애인들은 2011년부터 ‘보사모’라는 자조모임을 만들어 친목을 도모해왔다. 

그간 원주시 보건소는 이용자 대부분이 휠체어와 스틱을 이용해야 거동이 가능한 중증장애인임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배려한 최소한의 행정적인 노력도 취하지 않았다. 일방적으로 이용시간을 축소했으며, 탕비실을 걸어 잠그는 등의 횡포를 부려 이용자들이 커피 한잔을 편하게 마실 인간적 권리마저 심각하게 훼손했다. 그런 한편 원주시 보건행정 홍보에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이들을 동원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였다.

장애인 권익에 반하는 원주시 보건소의 처사에 대해 보사모 회원은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왔다. 그러나 관계 공무원(건강증진과)의 무성의한 태도와 공적 공간을 사유화 하는 발언(‘내가 14년 전 만든 공간이다. 문을 열어도 닫아도 상관없다’)으로 인해 이용자의 불만이 고조된 상태였다. 

급기야 11월 18일(금), 보사모 회장(최원진)과 고 한규석 총무가 건강증진 과장실로 올라가 커피를 포함한 음식물 반입에 대한 무리한 통제에 항의하던 중, 불행한 사고가 터지고 말았다. 고인이 된 한규석 총무는 과장의 고압적인 언행에 말문이 막혀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전동 휠체어에 의지해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내려왔으나, 그 즉시 쓰러져 기독병원으로 이송되었으나 사망했다.  

사망사고가 발생한 지 열흘 이상이 지났으나 원주시는 유족과 시설 이용자들에게 공식적인 사과는커녕 어떠한 책임있는 답변도 내놓지 않고 있다. 한규석 총무의 죽음은 보건소라는 공공시설 이용을 둘러싼 장애인 권익의 문제로 촉발된 사건이다. 그러나 원주시는 고인이 죽음에 이르게 된 것이 지병 때문이라고 둘러대면서 죽음의 진실을 외면하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우리는 원주시의 무책임하고 불성실한 태도에 분노하며, 고 한규석 총무의 사망사고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 및 책임 단위에 있는 공무원에 대한 강력한 행정 처벌을 요구한다. 또한 동일한 사건사고의 예방을 위해 원주시 공무원과 지역 사회복지기관 종사자에 대해 제도적인 인권교육을 시행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 원주시장과 보건소장은 행정의 이름으로 자행된 장애인에 대한 인격모독적인 처우에 대해 유족과 보사모 회원들에게 정중하게 사과하라.

- 고 한규석 총무를 죽음에 이르게 한 사건의 진실을 철저하게 규명하라

- 보건소 소장과 건강증진과장을 적법한 절차에 따라 파면조치 하라.

- 중증장애인을 위한 재활 시설을 확충하는 등 이용환경을 개선하라

- 원주시 공무원과 사회복지기관 종사자를 대상으로 인권교육을 실시하라.

우리는 유사한 사건이 재발되지 않도록 사건의 철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의 엄중한 문책을 촉구한다. ‘건강도시 원주시’라는 캐치프레이즈가 시민 모두에게 설득력을 가질 수 있는 행정의 노력을 기대한다.  

2011년 12월 1일

보건소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원주인권상담센터
참교육학부모회 원주지회, 원주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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