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황도근 칼럼]생명과 협동의 시대정신2022-03-14 15:16
작성자 Level 10


생명과 협동의 시대정신

황도근 자문위원/상지대교수 생활협동교육관 관장dghwang@sangji.ac.kr

 

요즘 가을 하늘이 무척 아름답습니다. 아침에 순환도로를 타고 치악산의 녹색 숲 안으로 들어서면 원주에 사는 즐거움을 새삼 느끼게 합니다. 이번에 개관할 생명협동교육관은 순환도로의 끝자락인 석경길 운곡묘소 앞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 교육관이 완성되기까지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습니다. 원래 웰딩콘텔이란 5층 건물을 증·개축했기 때문에 많은 예산과 노력이 요구되었습니다. 비록 준비과정이 힘들었지만 죽어 있던 어두운 건물을 정성의 손길로 생동감 있고 의미가 깊은 건물로 재탄생하는 기쁨이 있었습니다. 앞으로 많은 시민들이 무위당 장일순 선생의 생명사상과 협동적 삶을 느끼며 쉴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지난여름을 보내며 처음으로 40도 넘는 날씨를 접했습니다. 특히 원주 지역의 날씨가 예전의 대구처럼 한국에서 가장 무더운 날씨로 발표될 때가 많아졌습니다. ‘기후위기가 이제 현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더욱이 코로나192년째 우리 일상을 너무 힘들게 합니다. 저도 긴 온라인 수업으로 지쳐가고 있습니다. 자영업하는 분들과 소상공인 분들은 이제 경제적으로 한계상황에 몰려서 막다른 길에 서 있습니다. 올해 안에 원래의 자리로 돌아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코로나19는 단기적인 노력으로 극복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기후위기는 쉬운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의 삶을 근본적으로 되돌아봐야 합니다. ‘쓰다 버리는 삶이 문제입니다. 대부분 집에서 이사할 때 버려고 또 버려도 끝이 없이 물건이 쌓여있습니다. 고도성장으로 지구는 공장으로 변했고, 숨 막히는 연기와 쓰레기 산만 남았습니다. 바다는 플라스틱으로 죽어가도 우리는 계속 소비에만 열중합니다. 또한 집단사육으로 병이 나면 살아있는 가축을 살처분합니다. 참으로 생명에 대한 야만적 행동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이제 멈춰서서 삶을 되돌아봐야 합니다. 삶의 태도를 바꾸지 않고서는 지구를 진정시킬 수가 없습니다. 우리의 생명을 지키려면 삶을 바꿔야 합니다. 쓰다 버리는 삶을 그만 해야 합니다.

 

다른 문제가 또 있습니다. 스마트폰으로 개인주의가 심화되고 있지요. 집에서도 가족 간에 대화 대신 스마트폰만 봅니다. SNS는 모든 것을 삼켜서 문자 세상으로 변했습니다. 플랫폼은 원래 사람들이 만나는 기차역이었는데, 현재는 스마트폰이 플랫폼이 되었습니다. 온라인 플랫폼 기업들은 모든 것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코로나19는 온라인 시대를 초가속으로 성장시켜서 개인주의가 일상이 되었습니다. 원주도 1인 가구가 40%를 넘었습니다. 그래서 요즘 모두가 외롭습니다. 혼자서 스마트폰을 열심히 들려다 보지만 삶의 불안함과 고독함은 더욱 깊어집니다.

 

인간의 행복은 무엇일까요? 오랜 연구 끝에 얻어진 결론이 있습니다. ‘좋은 관계가 우리의 행복을 결정한다고 합니다. 행복한 삶을 잘 유지하려면 나를 사랑하는 가족들, 내 실패와 단점을 감싸주는 친구들, 배고플 때 같이 나눠 먹는 이웃들, 아플 때 곁에 있어 주는 사람들이 있어야 합니다. 좋은 사람들과 더불어 사는 협동적 삶은 우리 유전자에 깊숙이 새겨져 있습니다. 아무리 AI가 세상을 지배해도 좋은 관계, 아름다운 관계를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행복한 삶은 협동의 공동체가 꼭 있어야 합니다.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는 외로운 밤이 깊어질수록 생명과 협동의 공동체는 우리 삶에서 희망의 등불이 될 것입니다.

 

이제 경쟁과 이념의 시대를 넘어서야 합니다. 대신 사람과 사람의 좋은 관계인 협동의 삶, 사람과 자연의 좋은 관계인 생명사상이 새로운 시대정신이 되어야 합니다. 코로나를 이겨내고 기후위기를 멈추게 하려면 모두가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반성해야 합니다. 더 늦기 전에 우리가 변해야 합니다. 이번에 개관할 생명협동교육관은 새로운 시대의 등불이 될 생명과 협동의 시대정신을 치악산 아래에서 꽃피워 그 향기가 모든 곳으로 퍼져나가도록 애써보고 싶습니다. 여러분들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합니다. 잘 모시겠습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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