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안수정칼럼]천년고도경주답사기2017-12-01 18:18
작성자 Level 10

천년고도 경주문화답사기
        안수정 회원, 문화유산방문교육 시민교사 homtopia@yahoo.co.kr

11월 28일 새벽 6시 20분 따뚜 공연장에 도착했다. 6시 30분 출발시간에 맞추느라 서둘렀던 탓에 아직 잠이 덜 깬 딸아이는 말이 없었다. 하지만 나는 딸과 단둘이 함께하는 첫 여행이라  살짝 설렜다.

이번 경주답사는 경주국립박물관과 석굴암, 불국사가 목적지로 시민연대회원들과 또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지인의 아이들과 함께였다. 

안개가 자욱한 고속도로를 달려 10시경 경주국립박물관에 도착했다.  서둘러 버스에서 내리면서 박물관이 다 그렇지 뭐·~~하면서 고개를 드는 순간  “아!  저 종...” 하면서 감탄이 나왔다. 

통상 에밀레종이라고 하는 성덕대왕신종이다.  강 범희 선생님의 맛깔 나는 설명을 듣고 보니 구석구석 그 의미가 새로웠다. 만이천근의 쇠로 만들었으며 당시의 기술과 국력을 다한 것이었다는 것, 10여년전 위로 매달 때 한국의 모자란 기술력 때문에 일본의 힘을 빌린 일, 상륜부의 구멍은 만파식적을 의미 한다는 것 등 새로 알게 된 것 투성이라 민망하기까지 했다. 종신의 당좌와 비천무는 마치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생생했다.  실내 전시실은 아 이래서 천년고도 경주로구나 하는 마음이 절로 들 만큼 시대별로 다양한 전시물은 눈길을 한참 씩 이나 붙잡았다. 딸아이는 연방 감탄의 소리를 냈다 .그 모습만으로도 이번 답사에서 더 얻을 게 없을 만큼 만족스러웠다. 부쩍 역사에 관심을 갖기 시작해서 인지 눈이 반짝거렸다. 박물관이 아이와 함께 살아 움직이고 있었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다음 목적지 석굴암으로 향했다.
  
석굴암은 국보 제 24호로 신라 경덕왕 10년(751) 당시 재상이던 김대성이 처음 건립하였는데 건립당시에는 석불사라고 불렸다. 불국사.황룡사대종 등 많은 문화재들이 만들어진 신라 불교예술의 전성기에 세워졌다.

수학여행때 오고는 처음이다.그때는 크지 않은 규모에 실망했던 기억이 있다. 강범희 선생님말씀대로 아는 만큼만 보인다는 말이 맞았다. 정교함과 독창성에 대해 알고 본 석굴암은 처음 보는 것처럼 새로워 보였다. 199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목록에 등록된 이유를 이제야 알겠다. 나라를 위한 선조들의 마음에 살짝 내 마음을 얹고 왔다. 하산길에 작은 소동을 뒤로 하고 불국사로 향했다. 따스했던 날씨가 산바람과 오후햇살과 만나 차가와 지기 시작했다.

불국사!  고등학교 재학때 국사책 한쪽 귀퉁이를 장식했던 사진속 불국사.  751부터 건립했으니 1250여년이나 된 절이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이다. 문짝이 달려있지 않은 ,부처님의 세계로 들어가고자 하는 누구나 반기는 일주문을 지나 사천왕의 검문을 받고 경내로 들어섰다. 연오랑과 세오녀의 설화가 담긴 연지터 위에서 설명을 들을 때. 간혹 산만한 딸아이도 자기가 아는 이야기라 귀를 세우고 들었다.  책으로만 보는 것과 현장에서 체험하는 것은 참 말 다르다. 가운데 위쪽 백운교 아래쪽 청운교는 33개의 계단으로 이루어져 불교에서 말하는 33개의 하늘을 의미한다고 한다. 이 다리를 지나 위로 가면 바로 부처님의 사바세계로 들어간다. 인간 세계에 있지 않아서 일까 경건해진 마음으로 일행을 뒤따랐다. 대웅전 앞에는 다보탑과 슬픈 연오랑의 전설을 안은 석가탑 일명 무영탑이 있었다. 석가탑은 수리중으로 전체 모습을 볼 수 없어 딸아이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딸아이에게 불국사에서 의미있는 것은 석가탑 뿐 인 듯 석가탑만 오래 보려고 했다. 아이 눈에 슬픈 사랑이 보였을까?  대웅전,미타전,극락전이 함께 하는 절이 많지 않다고 한다.오랜 역사 만큼이나 깊은 운치를 간직하고 많은 이야기를 내 놓는 불국사다. 그만 나도 모르게 깊이 빠져 버렸다. 열정적인 강범희 선생님의 해설에 웃기도 하고 고개도 끄덕거리며 경내를 돌다 보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기 시작했다. 천년 전 역사 여행에서 돌아와야 할 시간이 된 것이다.  그 어느 여행보다 강한 아쉬움을 뒤로하고 원주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강범희 선생님께 많은 감사를 드리고. 원주시민연대에 함께한 지인들의 고마움을 대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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