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선경컬럼]삿포로 눈축제를 다녀와서2017-12-01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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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 눈 축제를 다녀와서

이선경 wonju815@hanmail.net  원주시민연대 정책실장 / 원주한지문화제 기획위원장

한국방문의해위원회의 초청으로 9일간 삿포르 눈축제 현장에서 관람객, 방송사와 언론매체, 여행사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국방문의해위원회와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들과 함께 한국의 문화를 알리는 일을 하였고, 무엇보다 한국의 대표문화로 참여한 한지와 원주한지페스티벌을 체험행사와 설명회 그리고 리플렛과 대형걸개물을 통해 홍보하는데 주력하였다. 

사실 삿포로 눈 축제는 필자의 오랜 연구대상 축제이다. 필자의 관심은 올해 60주년이 된 삿포로 눈 축제는 어떤 이유로 태어났을까? 축제를 이끌어오는 피플 파워는 무엇인가? 축제가 열리는 홋카이도지방은 어떻게 나날이 변모하고 있는가? 영하 15도를 넘나드는 이 추운 겨울에 200만명의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매력은 무엇인가? 이것을 연구하는 것이 이번 여정의 중요한 과제였다.  

삿포로는 ‘버려진 황량한 땅’에서 유래되었다. 60년 전 어린 여고생들이 눈사람을 만들고, 눈싸움 놀이를 하던 것에 착안하여, 북해도 자위대 병사들이 추위를 이기는 훈련으로 설상을 만들고 모양 좋은 건축물을 만들면서 축제는 시작되었다고 한다. 눈이 오면 쓸지 않는다, 한쪽으로 모았다가 다시 펴고, 쌓인 눈으로 조각을 만들며 이 행사에는 군사장비와 뛰어난 공구들이 동원된다. 얼음조각에 사용된 공구, 눈과 얼음을 비추는 레이져 기기들이 전시되는 것도, 사람 통행이 많은 인도와 특정 도로에 내리는 눈을 녹이게 하는 첨단기술도 일본을 알리는데 선구적인 역할을 하고 있었다. 북해도, 홋카이도는 60년간 축제를 개최해 오면서 오늘날 일본의 4대 도시로 성장하였고 전 세계 관광도시의 메카가 되었다. 

삿포로 눈축제는 버려진 도시가 도시발전의 장애물이었고 귀찮은 존재였던 추위와 눈을 문화로 만들고, 도시의 자원으로, 매력으로 만들어, 한 도시를 지속적으로 성장시키는 것이 가능함을 말해주고 있다. 지역의 청소년, 군인, 노인, 예술가 등 각계각층 시민들과 방송사가 협력하여 축제를 만들고 운영하고 있다. 축제 예산은 1억 3천만엔, 우리 돈으로 18억 규모이며 축제실행위원회도 모두 자발적인 시민들이 결집되어 꾸려가고 있다. 관광사, 호텔, 요식업, 학교는 축제를 지원해 주고 있는 집단이고 축제는 또한 관내 어린이집, 유치원생들의 겨울여행 코스이기도 하다. 관람객들은 나라별로 11개의 대형 눈 조각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인접한 바다에서 건져 올린  신선한 해산물과 소바, 우동으로 축제의 맛을 느끼며, 온천과 스키장으로 향한다. 

삿포로에서 자가용으로 40분, 영화 러브레터 촬영지로 너무나 잘 알려진 소리, 빛, 향기의 도시 오타루가 나온다. 원주의 한지공예관, 한지테마파크를 위해서도 하루는 오타루에 머물러야 했다. 삿포르 축제와 연계해서 오타루등불축제가 같은 기간 열렸고, 뮤지엄 오르골당을 비롯 수 십개의 제작 체험공방, 갤러리, 미술관, 관광기념품매장, 아울렛, 우동공장, 오타루의 멋과 맛을 느끼는 편안한 공간들이 놀라왔다. 오타루, 베니스, 벤쿠버는 북위 상 같은 위도에 걸쳐 존재하여 계절이 같고 연대와 협력이 활발하다고 한다. 불과 15년 전에 오타루는 강원도 고성 같은 어촌마을이었는데 수판장이며 해산물을 분류하고 판매했던 대부분의 낡은 창고 건물들은 하나도 철거하지 않고 리모델링하여 뮤지엄, 뷰티크, 겔러리등의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켜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있는데 놀라왔다. 오타루는 꼭 이태리의 베니스처럼 디자인을 하였고 옷을 입은 마을이 되었다. 베니니 겔러리, 베니스풍의 거리, 전차, 신호등도 베네치아를 그대로 옮겨와 동양의 베니스가 되어 마케팅을 하고 유럽 사람들을 모으고 있다. 

추위와 눈 때문에 버려진 훗카이도를 눈 축제를 통해 극복하고, 최악의 조건을 문화자원으로 활용하여 꼭 가보고 싶은 도시로 만든 삿포로 시민들, 생선냄새만 나는 한적한 시골어촌마을 오타루가 예술과 문화, 낭만의 도시로 변모하는 모습을 보며 韓紙를 가지고 있는 우리 원주의 미래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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