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투데이 칼럼_ 이선경   원주한지문화제 위원장

85만 4,330명, 코로나19 펜더믹 속에서 시민의 축제 원주한지문화제를 방문한 온․오프라인 관람객 숫자이다. 오프라인은 공식 웹사이트 방문자만 집계하였고 SNS나 유트브, 인스타그램 등은 제외한 수치이다. 지난해에는 온라인으로, 올해는 온․오프라인 두 축으로 축제는 진행되었고, 관람객은 이용시간제별 접수인원을 99명으로 제한, 사전예약 등록제, 강력한 방역지침, 사회적 거리두기가 철저하게 이루어졌고, 무엇보다 드높은 시민의식으로 인하여 단 한명의 확진자도 발생하지 않는 가장 모범적인 축제를 하게 된 것이다.

또한 한지문화의 고급화, 현대화, 대중화를 목표로 수준 높은 콘텐츠를 개발한 것이 관람객들의 찬사를 받게 되었다. 한자판타지아 주제에 걸 맞는 디지털 라이팅 아트, 조형미술등은 한지전통문화에 현대기술과 디자인을 접목한 작품들로 수도권에서도 접하기 힘든 프로그램이다. 또한 우리종이 한지를 사랑하는 시민, 아동 청소년, 아마추어에서 프로작가들까지 총 11,440명이 일 년간 직접 축제를 준비한 노력들이 축제무대에 그대로 연출되어 감동을 주었고 갈채를 받았다.

올해 축제를 성공리에 마친 (사)한지개발원은 오는 10월 21일부터 이태리 로마에서 개최되는 G20 정상회의에 이탈리아 국립예술대학교, 이탈리아 주재 한국문화원과 공동으로 우리문화를 선보이는 한국특별전 주관기관으로 선정되는 낭보도 이어졌고, 축제장인 원주한지테마파크는 총사업비 65억원을 투입, 오는 9월부터는 2차 공사에 들어간다. 명실공이 한지문화의 산실로 자리매김하면서 한지테마파크의 완성도를 높여갈 계획이다. 축제장인 원주한지테마파크는 2002년 (사)한지개발원이 문체부에 요청하여 국비 185억원을 확보, 현재의 무실동에 위치하고 있고, 2010년 9월, 1단계공사를 마무리하고 준공 후 그해 9월 12일부터 보름간 42개국 280명의 작가들이 참석한 2010 세계종이조형작가협회(IAPMA) 원주 컨퍼런스가 이곳에서 열렸다. 당시 원주총회조직위원회는 원주시, IAPMA, 한지개발원이 공동으로 구성하여 운영되었고, IAPMA 원주총회 결의문과 결과보고서에는 원주를 세계 종이예술 허브도시로 가꾸기 위해 국제종이예술교류센터가 필요하고, 장차 공간을 확보한다고 결정한 바 있다. 2차 공사가 마무리되고 더욱 내실을 기한다면 원주한지는 또다시 도약의 기틀을 마련하게 되는 것이다.

좋은 닥나무를 꾸준하게 생산하고, 무엇보다도 젊은이들이 한지 뜨기 기술 습득에 나서며, 좋은 종이는 관공서에서도 의무적으로 사용해 주고, 1년 365일 언제나 한지문화예술을 다양하게 접하면서 한지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꾸준하게 늘어나면 종이, 한지의 도시가 되는 것이다. 시장을 우리 손으로 뽑으며 지방자치가 시작된 1995년, 그로부터 3년간의 시민들의 투쟁, 전액시비 120억원을 들여 세우려고 했던 최규하 전대통령 생가복원, 기념관 건립사업에 대한 부당성과 반대투쟁을 전개하면서, 탯줄도 안 묻은 사람들이 반대한다는 소리도 들으면서 원주란 무엇인가?

일제시대부터 살아오신 70세 이상 407분의 노인 분들과의 2년 6개월간의 인터뷰에서 얻게 된 우리고장 원주한지이야기, 이를 되살리려고 축제를 시작하였고, 일이년 하고 실패하면 그만둔다는 것이 여기까지 왔다. 축제는 군사도시에서 탈바꿈하여 한지문화도시를 만들어 가는 드라마이고 과정인데, 2차 세계대전 이후 완전 파괴된 독일의 군사도시 카셀(Kassel)도 이 도시를 다시 세운 것도 한 장의 그림에서 시작되었다. 이 도시에선 1955년에 시작되어 5년마다 열리는 미술행사인 카셀 도큐전이 열리며, 55년이 되는 2022년엔 초대받은 손님이 되어 방문한다. 변모한 카셀은 전 세계 미술학과에 입학한 학생들의 순례지가 되었고 축제를 만든 고집쟁이가 지금도 축제를 지키고 있다.

그동안 우리와 문화교류협정을 체결하며 우정을 나누고 있는 종이의 도시, 이탈리아 파브리아노, 프랑스 앙베르, 일본 미노시, 2018년엔 원주에서 페이퍼로드 학술행사를 함께하며 PaperDay를 만들었고 사라져 가는 손종이를 지키고 약속하였다. 축제는 모두 마무리 되었고, 한 달간 스텝들도 자원봉사자도 엄청난 경험과 노하우를 얻었다. 이 경험을 살려 내년 축제는 더 알차지고 과감해 질 것이다. 예술과 문화의 힘으로 우뚝 일어선 유럽의 도시들을 부러워하며, 우리에게 한지란 무엇일까? 우리 도시의 미래를 다시 깊이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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