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김진희칼럼]정말 이룰수 없는 꿈일까?2017-12-01 18:27
작성자 Level 10

정말 이룰 수 없는 꿈일까?

김진희(강원도의원, 전 원주시민연대 대표)


8대 도의회 개원 이래 강원도는 교육정책을 둘러싼 논쟁으로 뜨겁다. 일부에서는 강원교육계의 일대 변화와 혁신을 기대하며 교육감의 정책이 중단 없이 추진될 것을 주문한다. 일부에서는 교육감이 급진적인 정책으로 강원도교육을 망치려한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인다. 

교육문제에 언론의 이목이 집중되어 있다. 전직 교육감 시절에는 찾아보기 어려웠던 관심이다. 개혁적인 교육정책이 강원도의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 여부가 도민의 관심사가 되었다. 견제와 감시, 비판기능이 상실되었던 지난시기 1당 1색의 강원도의회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광경이다. 이런 변화가 강원도 정치지형이 바뀌고 있음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강원교육 논쟁의 중심에는 무상급식으로 시작된 무상교육과 고교평준화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지금의 논쟁이 생산적이고 올바르냐의 문제를 따지기 이전에 교육감의 혁신적인 정책을 통해 강원교육의 희망을 발견한다. 강원도가 교육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기는 하지만 이 또한 진일보하는 과정에서 겪는 불가피한 진통이다. 하지만 교육의 중심가치인 공공성에 대한 본질적인 문제보다는 현상에 급급한 논쟁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에는 도의원의 한사람으로 책임을 느끼는 것과 함께 아쉬움도 있다.

'부자들까지 급식을 지원하면 안된다'며 무상급식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복지를 가난한 사람에게 나누어 주는 시혜 정도로 인식하는 것으로 보인다. '공짜로 밥을 먹을 수 없다는 인식을 어려서부터 교육시켜야 한다!'는 어느 학자의 인터뷰는 당혹감을 넘어 우리 교육의 슬픈 현실을 보는 것 같아 씁쓰레하다. 이렇게 교육의 연장선상에 있는 아이들의 먹거리조차 시장경제에 내몰리고 있는 현실이고 보면, 교육의 중심가치인 공공성을 회복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공교육을 바로 세워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평등하게 교육받을 기회가 부족하고 제한되어 있는 현실에서 '배워야 출세한다!'던 우리 네 부모의 교육열은 경쟁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눈물겨운 몸부림이었다. 학생의 70-80%가 대학에 진학하는 실정이고 보면, '줄을 잘 서야 출세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부모를 탓 할 수도 없다. 그러나 특정 고등학교를 졸업해야 '지역사회에서 뭐라도 할 수 있다!'는 부모들의 인식이 아이들에게까지 대물림되고 있는 상황이 아이와 부모 모두를 불행하게 만든다는 생각도 해야 한다. 게다가 상위 20% 아이들만이 원하는 학교를 선택해서 진학할 수 있는 현 고교입제도가 나머지 80% 아이들을 피해자로 만들고 있다. 이는 결국 교육의 불신으로 이어지고 자신감을 상실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결국 이 때문에 사회적 비용을 많이 부담해야 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교육현장을 건강하고 밝게 그리고 모두가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서도 학교이름 때문에 차별받지 않고 동일한 출발선에 아이들이 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교육은 우리가 누릴 수 있는 권리이자 인간의 본성에 기초한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공교육은 우리가 자유롭게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법적으로 보장하는 최소한의 제도가 되는 것이다. 공교육을 통해서 공동의 선을 지향하고 사회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공간으로 학교가 있어야 비로소 미래의 민주시민교육의 장으로 활용할 수 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는데 교육계는 절대 깨지지 않는 유리 집 같아 보인다. 오랫동안의 관행과 관성을 깨트리는 것은 어떤 일과도 비교될 수 없게 힘들고 고통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강원도민은 교육의 변화와 개혁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강원교육의 새바람을 불러오는 교육정책이 중단 없이 추진되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교육의 공공성은 튼튼한 기초 위에 다양성과 자율성이 주어질 때 비로소 빛을 발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수혜는 오롯이 아이들을 비롯한 도민들에게 전해질 것이다. 

      '학부모가 학교에 초대되었다. 1년 동안의 교육목표와 교과과정과 학교편의시설, 
      급식 등 학교운영과정에 대한 설명과 학교의 주요 정책을 학부모들과 의논하기 
      위한 자리에 초대된 것이다. 이후 학부모는 뿔뿔이 교실로 흩어진다. 
      1년 동안 아이들과 어떻게 교실 수업을 진행할 것인지, 교실 밖 수업은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를 담임교사에게 설명듣기 위한 것이다.' 

아이들이 학교가기 즐겁고, 부모도 즐거운 마음으로 안심하고 학교를 보내고, 학교에서 보람을 찾는 교사들이 있는 미래. 정말 이룰 수 없는 꿈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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