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선경칼럼] 원주KBS살려야2019-12-16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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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KBS살려야

이선경 원주시민연대 대표 wjngo@hanmail.net


     55년간 지역을 지켜온 원주KBS가 문 닫는 수순을 밟고 있다. 이미 데일리 뉴스는 2월 3일부터 춘천에서 보도되고 있다. 원주KBS 가시청권역인 횡성, 평창, 영월권 시청료 수익은 원주 62억 원을 포함하여 연간 1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계상되며 이번에 폐쇄되는 원주, 목포, 순천, 포항, 진주 지역국은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한마디로 본사의 적자 때문에 지역국이 파편을 맞고 있는 셈이다.

 KBS원주방송국 폐쇄의 열쇠를 가지고 있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해 국회에 제출한 2018년 결산자료에 따르면 KBS의 수입은 1조4천758억 원, 사업손실은 585억 원으로, KBS는 2018년에 적자로 전환되었다. 적자는 방송 광고 수입 감소 때문으로 풀이되며, KBS는 "동계올림픽·월드컵·아시안게임 등 대형스포츠 프로그램 제작비 증가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지상파 광고시장 축소에 따른 광고 수입 감소로 인해 적자가 발생하였다"고 밝혔다. 또한, 역시 시청자의 수신료로 운영되는 EBS도 2018년 212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였다.

 그러나 KBS가 적자구조 해소를 원주를 비롯 7개 지역방송국 폐쇄로 출구를 찾고 있는데 반해, EBS는 방송환경 변화에 따른 내부 개혁과 과감한 콘텐츠 생산으로 적자청산의 활로를 찾고 있다. EBS는 "대외적으로 세계정세와 방송통신 환경변화에 민첩하게 대응치 못해 신속하고도 양질의 지식정보를 갈구한 국민들에게 정보의 창구로서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경영 능력의 총체적 미숙의 결과" 라며 자성과 진단을 하고, 주 시청자도 아동과 주부에서 국민을 대상으로 넓히고 공익적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있다.

 EBS의 대표 프로그램인 '다큐프라임' '세계테마기행' '한국기행' '극한직업'과 국내 최초의 3D 입체 다큐멘터리 '신들의 땅, 앙코르' '위대한 바빌론'은 국민들로부터 호평 받았고, 100만 관객을 감동시킨 '점박이 한반도의 공룡' 등으로 EBS는 국민들이 가장 신뢰하는 미디어 2위에 올랐다. 또한, 현 경영진은 EBS 캐릭터 '펭수'의 수익사업을 본격화해 만년적자를 해소할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펭수는 EBS 방송과 유튜브채널 '자이언트펭TV'에 나오는 펭귄 캐릭터다. EBS는 펭수를 앞세운 자체 콘텐츠사업 확대를 경영환경 악화의 돌파구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KBS는 공영방송 고유목적의 뉴스, 시사, 교양 프로그램보다는 대형스포츠 프로그램 제작비 증가로 2018년에 적자가 발생하기 시작하였는데 이를 7개 지역 방송국 폐쇄로 이어나가는 것은 진단도 해결책도 잘못된 것으로 지금이라도 원주방송국 폐쇄절차를 중단해 주길 바란다.

 이번 KBS원주방송국 폐쇄조치에 대하여 시민을 만나보니 열 명이면 열개의, 백이면 백가지의 사유와 근거로 방송국이 없어지면 안 된다고 하는 게 주민들의 뜻이다. KBS도 지방자치시대에 국민들의 생활패턴이 지역 중심으로 변화하고, 지역정보에 대한 주민들의 수요가 대폭 늘어날 것이라고 진단은 하면서도 지역방송국을 없애는 것은 잘못된 처방이고 자치와 분권의 국정 아젠다 마저 부정하는 행위이다.

 특히 원주는 강원도 경제, 정치의 거점도시로 전국 246개의 지자체 중 인구성장세가 가장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시청자가 가장 많고, 수신료도 가장 많이 내고 있으며, 국가도 지역의 균형적인 발전을 위해 혁신도시와 기업도시를 원주에 입주시켰다. 지난해엔 430억 원의 균특 예산과 3천400억 원의 국비를 지원, 도시 성장을 지원하고 있기에 오히려 공영방송활성화 대책 지역으로 분류되어야 마땅하다.

 원주KBS 방송국이 사라지면 구도심엔 커다란 씽크 홀이 생기는 것으로 방송국 자리는 구도심 활성화를 위해 추진하는 도시재생사업구역으로 260억의 국비가 투입되는데 막대한 차질을 빚게 된다. 원주KBS가 존재하고 제 역할을 다해야 풀뿌리 민주주의도, 지역사회도 발전도, 행복을 추구하는 주민들의 삶도 좋아질 것이다.


이선경 원주시민연대 대표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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