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신현식컬럼] 축제와 지역문화2017-12-01 18:29
작성자 Level 10

축제와 지역문화

신현식
상지대 겸임교수(관광학 박사)

인류가 공동체를 이루는 그 순간부터 축제는 시작되었고, 공동체를 유지시켜주는 의식으로서 축제는 시나브로 문화를 담게 되었다. 문화는 집단의 구성원들이 공통적으로 지니는 생활의 양식으로 스타일(style)이다. 이에 지역문화는 공통적 요소로 연계된 일정한 공간인 지역의 생활양식 전체라 할 수 있다. 축제가 이러한 지역문화와 함께 회자(膾炙)되는 이유는 축제를 지역의 문화를 담는 그릇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과거사회 축제는 공동체를 구성하는 구성원들이 날을 잡고 한자리에 모여 문화에 대한 공감을 집단적으로 제전과 유희 속에 펼쳐내며 사회의 안녕을 구현하는 매개체로 내향적 기능을 하였다. 하지만 현대사회 축제는 내향적 기능보다는 외향적 기능에 치중하여 지역의 문화를 담아내고 있다. 왜냐하면 지역의 문화를 관리의 대상이 아닌 마케팅의 대상으로 보기 때문이다. 즉, 과거에 지방정부는 문화에 대한 자신의 역할을 전통문화의 보존과 관리, 지역 주민에 대한 최소한의 문화서비스 제공으로 보았지만, 21세기 지방정부는 문화유산, 문학과 예술, 대중문화, 문화적(cultural) 사회 및 기타 여가 활동 분야로서 지역의 역사유적, 문학, 대중, 공연예술, 공예, 토산품, 향토음식이나 생태환경, 스포츠 시설 등의 문화자원을 상품화하여 타 지역 방문객의 방문을 촉진시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지역 발전의 산물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21세기 축제는 지역의 문화를 담는 기능은 과거와 일치하지만 그 속에 지역의 문화를 방문객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서비스 디자인의 가치도 함께 담아내고 있다. 

결국, 축제는 과거에서나 현재에서나 지역의 문화를 담는 그릇이고 미래에도 그럴 것이다. 그리고 그 그릇이 매력적이면 축제를 보고자 시나브로 다른 지역에서도 구경을 오고, 그 그릇에 담긴 지역의 문화를 기꺼이 경험하고자 할 것이다. 

21세기 축제에 담긴 지역문화 그리고 원주의 축제 우리는 무엇을 생각해 볼 수 있을까? 우선, 지역문화는 지역의 전통문화와 지역민의 생활문화 그리고 미래의 창조문화로 구분해 축제에 담아볼 수 있다. 원주의 3대 축제라 할 수 있는 강원감영제는 치악문화제를 계승하며 강원감영이라는 원주의 전통문화를 복원하며 축제가 되었다. ‘시민 속으로’ 를 외치는 한지문화제는 원주 시민이 일구어낸 축제로 한 때는 문화관광부 축제로 지정받으며 한지가 지역민의 생활문화로 자리매김하고자 축제가 되었다. 그리고 다이나믹 페스티벌은 역동성을 띤 원주의 미래비전을 품고 문화공연 축제로서 창조원주의 가치를 만들고자 축제가 되었다. 모두가 원주의 지역문화를 담고 있는 그릇인 것이다. 하지만 내향적 측면과 외향적 측면 그리고 지역주민의 삶에 원주의 축제는 과연 매력적인 그릇인가?

강릉 단오제는 우리나라 전통 민속 축제의 원형을 보존하는 전통문화의 가치를 가지는 축제로 성장하고 있다. 인제 용대리 황태축제는 지역주민 80%가 황태와 관련된 일에 종사하며 국내 황태 생산의 과반수를 제공하는 지역민의 생활문화가 축제가 되어 올해 15회째를 맞이하고 있다. 화천 산천어축제는 산천어가 지역의 신생문화로 자리매김하며 화천의 미래를 창조하는 축제로 나아가고 있다. 
이렇게 축제는 독자성과 개성을 뿜어내는 문화를 담고 지역적 특성을 갖추어 지역을 넘어 대한민국으로 아시아로 세계로 꿈꾸며 성장하는 숨 쉬는 그릇인 것이다.

축제는 지역의 문화를 담는 그릇이다.
축제는 지역의 문화를 경험시키는 통로다.
그러기위해서 축제는 지역의 문화가 지역적 특성으로 지역주민의 삶에 인식되고 삶의 양식으로 함께 숨을 쉬어야만 한다. 

강원감영제는 옛 강원을 대표하는 감영의 자부심과 긍지가 지역주민에게 현대적의미로 재해석되어 21세기에도 강원을 대표하는 원주에 산다는 자부심을 부여해주는 축제가 될 때 타 지역에서도 그것을 인정해주고, 원주는 강원도를 대표하는 살기 좋은 도시로서 이미지를 끌어낼 수 있는 것이다. 전통에만 사로잡혀 복원과 재현 그리고 전통공연자들을 위한 무대만을 생각해서는 안 될 것이다. 현재를 위한 전통의 이어짐 속에 지역문화가 지역주민들과 함께 공유되고 공감되는 본질이 축제에 있어야 한다. 

한지문화제는 시민에 의해 시민과 함께 만들어진 축제로서 한지가 지역주민의 삶에 인식되고 삶과 함께 할 때 타 지역주민들에게는 지역의 문화로 지역적 특성으로 매력을 가지며 세계로 나아갈 것이다. 지역주민과 멀어지며 원주 한지의 우수성만을 세계에 알리는 것이 한지문화제의 본질이 아니다. 한지가 초등학생들의 가방에 매달리고, 청소년들의 핸드폰에 매달리며, 성인의 손에 쥐어지도록 하는 문화제로서의 역할을 할 때 일상에서 시민들을 통해 타 지역으로 세계로 나아갈 것이다. 

다이나믹 페스티벌은 지역주민의 삶이 다이나믹 즉 역동적이도록 만드는 역할이 축제의 본질이며 지역의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는 것이며 지역적 특성을 갖추는 것이라 생각한다. 전문 공연의 도입이 전부가 되어 지역주민들을 능동이 아닌 수동적 관람자로 공연 문화를 경험시키는 축제가 아닌 지역주민이 무대의 주인공으로 일상 속 다양한 방식의 동아리가 다양한 장르가 되어 무대에서 축제를 통해 집단적으로 공연되어질 때 그러한 지역주민의 다이나믹 표현이 타 지역주민들에게는 구경거리로 경험하고 싶은 문화로 매력성을 가지는 그릇이 될 것이다. 

이렇게 축제는 시간의 축과 공간이라는 지역의 축이 만나는 곳에 지역의 문화를 품고 살아 숨 쉬는 그릇이다. 그 그릇이 원주시민의 생활자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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