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덕수컬럼]차마고도 동티벳 샹그릴라 MTB 여행을 마치고...2017-12-01 18:22
작성자 Level 10

차마고도 동티벳 샹그릴라 MTB 여행을 마치고...
이덕수(한라대 산업경영공학과 교수) 

* 기간 : 2010.6.25-7.11
* 일정 : 청두-리장-샹그릴라-샹청-야딩-리탕-딴바-스꾸냥산-청두(중국내 이동거리 2500km)

역맛살이 껴서인지 매년 여름이 시작되면 어김없이 여행을 떠난다. 직장 다닐때는 주로 지리산종주를 하곤 했었는데 원주로 이사온 후에는 거의 매년 자전거여행을 떠나는 편이다.  그동안 자전거로 장거리여행한 일자를 계산해보니 140일 정도는 족히 되는 듯 하다. 거리로는 아마도 14000km정도 되지 않을까... 하루에 오가는 100km이하의 몇 시간 라이딩은 제외한 것이니 가히 자전거로 온 세상을 누비고 있는 셈이다. 원래는 2010년 1월 미국 서부 그랜드캐년 라이딩이 계획되어 있었다. 그런데 작년가을 세계적인 신종플루의 확산 공포로 인해 미국행을 취소하고 뒤늦게나마 여름철 차마고도 동티벳 샹그릴라 라이딩으로 전격 수정하게 되었었다. 

차마고도[茶馬古道]는 몇 년전 탤런트 최불암의 목소리를 통해 세상에 널리 알려진 길이다. 차마고도는 차(茶)와 말을 교역하던 중국의 높고 험준한 옛길을 말하는데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교역로이며 이 길을 따라 중국의 차와 티베트의 말이 오갔다. 차마고도는 실크로드보다 200여 년 앞서 만들어진 인류 최고(最古)의 교역로로, 중국 서남부 윈난성[雲南省]·쓰촨성[四川省]에서 티베트를 넘어 네팔·인도까지 이어지는 육상 무역로이다. 윈난성·쓰촨성의 차와 티베트의 말을 교환했다고 하여 차마고도(茶馬古道)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2018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로부터 기념뺏지를 전해받고 현지인들에게 전달할 풍선, 화장품, 사탕 등을 구비하고 자전거를 분해하여 종이박스에 넣어 비행기에 실어보내면서 17일간의 긴 여정이 시작되었다. 가족이외의 사람들과 장장 17일 동안이나 숙식을 함께하며 지낸다는게 어색하기도 하고 기대가 되는 일이기도 했다. 인천에서 3시간 거리의 중국 스촨성 청두와 청두에서 비행기로 90분 거리의 윈난성 리장에서 현지 가이드(네이버 카페 하늘로 닿는 길)를 만나 17인승버스(중국인 기사)에 몸을 실으면서 4천미터 이상의 산을 10개나 넘어야 하는 7인의 MTB여행이 시작되었다. 
우리가 택한 길은 여러 개의 티벳 라싸로 향하는 차마고도중 위난성 쿤밍에서 시작하는 전장공로와 스촨성 청두에서 시작하는 천장북로, 천장남로의 일부였다. 여행객들이 가보고 싶어하는 라싸를 나도 꼭 가보고 싶었지만 자전거로 포탈라궁까지 접근하는 것은 정치적인 현실로 인해 불가능에 가까워 아쉽게도 그 열망을 접어야만 했다. 대신에 차마고도 동티벳 샹그릴라 고원 길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17일동안 주로 3500m이상의 고원에서 지내면서 티벳 장족들이 평화스럽게 살고 있는 마을을 자전거로 지나쳐왔다. 800여년이나 이어온 나라를 중국에 빼앗겼으면서도 평화스럽고 온화한 미소를 잃지않고 있는 사람들... 온종일 옴마니반메홈을 읖조리며 마니차와 염주를 손에 들고 돌리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종교의 힘과 인간 본연의 본성이 무엇인지에 대해 새삼스레 음미해 볼 수 있었다. 라싸로 향하는 오체투지 삼보일배 행렬들의 모습에서 간절한 티벳인의 마음도 읽을 수 있었다. 일본에게 수십년간 지배당했던 우리 선조들의 모습이 오버랩되어 떠오르기도 하고...

야딩풍경구에서 알현했던 6천미터급 3개의 설산과 멋진 호수는 두고두고 잊지못할 설렘으로 남아있다. 고산증으로 인해 비록 육신은 땅바닥에 처져 있었지만 마음만은 파란하늘 배경으로 우뚝 솟아있는 설산 맨 높은 곳에 위치할 수 있었다. 아마도 다시는 그렇게 높은 곳에 올라보지 못할런지도 모르겠다. 다시는 그렇게 순박하고 평화스럽게 미소짓는 티벳장족의 모습을 보지 못할런지도 모르겠다. ‘마음속의 해와 달’ 샹그릴라의 그 멋진 넓은 초원과 우리나라 가을하늘보다 더더욱 파랗던 그 멋진 하늘을 다시는 보지 못할런지 모르겠다. 그러나 내 마음과 영혼은 그 멋지고 평화스런 곳에 항상 함께 있으리니... 

PS;이번 가이드해주신 하늘소님은 중국에 봉사차 가 계시는 전광표, 허은재회원님과 인연이 깊은 분입니다. 지금은 하늘소님이 이끄는 청장고원탐험대의 일원이 되어 부녀가 하늘로 닿는 길을 걷고 있음... 내년에 난 그랜드캐년과 스페인 순례자의 길(산티아고 가는 길)로 방랑을 떠날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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