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임현호칼럼]한 해가 저물어 가며2017-12-01 18:28
작성자 Level 10


한 해가 저물어 가며

임현호 공동대표(kyo00318@hanmail.net)

우리 단체의 든든한 뿌리인 회원 여러분, 2011년도의 시작이 엊그제 같았는데 이제 한 해가 저물어 가고 있습니다. 연초 꿈꾸고 계획했던 일들이 잘 진행되었는지요? 남은 기간을 잘 정리하며 2012년도를 준비해야 하겠습니다.

지금 세계는 경제적인 주도권을 잡기 위한 총성 없는 전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리이스 발 위기는 도미노 현상처럼 이탈리아로 그리고 어디로 그 불통이 튈지 유럽 공동체가 휘청거리고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은 경제적인 패권을 주도하기 위한 힘겨루기가 물밑에서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 글을 처음 쓸 때한 해도 한, 미 FTA 비준동의안을 놓고 여, 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었는데, 결국 한나라당의 기습적인 날치기로 통과되었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한, 미 FTA가 가져올 결과에 대하여 시민들이 자신의 문제로 깊이 있게 생각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세계 금융시장의 중심부인 뉴욕 월가에서는 수개월동안 계속해서 1%의 가진 자만을 위한 정부정책에 분노하는 시민들의 성난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것을 보면서 FTA의 비준동의안 날치기가 과연 누구를 위한 비준동의안인가를 생각하게 됩니다.

지난 10.26일 서울시장 보선 결과 새로 당선된 박원순 서울시장의 행보를 보면서 희망의 불씨를 발견하게 됩니다. 지도자 한 사람의 철학과 소신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과 불행을 주는가를 새삼 느끼게 됩니다. 서울시의 뜨거운 쟁점이었던 무상급식과 비정규직 공무원 문제의 해결, 그리고 서울 시정의 중심이 전시성 행정이 아닌 복지에 있음을 선언하면서 앞으로 서울 시장의 행보에 더 많은 성원과 관심을 가져 봅니다. 지난 7월 우리 단체와 함께 몇몇 단체가 중심이 되어 원주시장 1주년 취임에 즈음하여 “원주시장에게 묻는다” 는 토론회를 가진 적이 있습니다. 토론회를 마치면서 철저히 준비하지 못했다는 반성과 함께 우리 지역의 시장도 시의 비정규직 문제를 비롯한 각종 현안 문제를 지극히 도식적인 대답이 아니라 해결하려는 의지의 천명만 있어도 문제 해결의 첫 발걸음이 되지 않을까 하는 아쉬운 생각을 서울 시장의 행보를 통하여 보게 됩니다.

저는 지난 10월 중순에 12박13일 일정으로 중국 운남성을 배냥여행 하고 왔습니다. 처음떠나는 배냥여행이었기에 언어에 대한 장벽과 기타등등 여러 걱정이 앞섰지만 여행에 대한 호기심으로 부딪치기로 했습니다. 운남성의 성도인 쿤밍에 도착하여 한국인이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를 찾았습니다. 그곳 주인장의 설명을 듣고 불안감속에 버스를 타고, 또 물어물어 가고 싶은 여행지를 방문하면서 혼자서도 할 수 있다는 약간의 자신감도 생겼습니다. 그리고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여행객들을 의지하여 무사히 일정을 마치고 잘 돌아왔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특별히 기억나는 것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리장이란 도시에서 여행을 하다가 저녁 늦은 시간에 기차를 타야 했습니다. 혼자 돌아다니면서 밤은 어두워지고 마침 시계가 없어 리장의 수많은 가게 안을 들여다 보며서 저녁 몇 시인가를 살펴보았지만 그 많은 가게에서 시계를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서둘러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와 배낭을 찾아 나가면서 주인장에게 한마디 했습니다. “아니 여기는 그렇게 많은 가게가 있으면서 어떻게 시계가 있는 가게가 없냐?” 고 하자 주인장이 말하기를 “이 곳 리장에는 시간이란 개념이 원래 없는 곳이다” 라고 말하더라고요. 그 말의 의미가 시간을 생각하지 않을 정도로 살기 좋은 곳이란 의미로 말하는 것일까? 어떤 의미일까를 생각하면서 속으로 제가 한마디 했습니다. “개뿔, 시간 개념은 없는지 몰라도 왜 그렇게 돈 개념은 철저한가” 라고 속으로 웃으면서 기차역으로 향했습니다. 이번 여행을 통하여 여행은 만남과 이별의 연속과정이란 생각을 했습니다. 사람과의 만남과 이별, 여행지와의 만남과 이별, 우리 회원 여러분들도 제 글과의 만남과 이별을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또 하게 되면서 우리의 만남과 이별이 행복한 만남과 이별의 연속이 되기를 바랍니다.

회원 여러분, 그리이스어에는 시간에 대한 두 가지 개념이 있습니다. 크로노스란 시간과 함께 카이로스라는 시간입니다. 크로노스란 시간은 그냥 지나가는 의미 없는 시간, 흘러보내는 시간이라고 하면 카이로스라는 시간은 역사적 의미의 시간, 내 생애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시간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하루의 시간이 크로노스의 시간이 아니라 카이로스의 시간으로 소중하고 귀하게 쓰여졌으면 합니다.

지금, 정치권은 여, 야를 막론하고 정개개편을 위한 신호탄이 터지고 있습니다. 과연 누구를 위한 정개개편일까를 생각하면서 매번 총선과 대선에 되풀이 되는 이합집산의 모습이 아닐까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어려고 힘든 한 해가 저물어 가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신바람 나는 일이 많은 한 해가 되기를 꿈꾸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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