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성용칼럼]일본 미노시를 다녀와서2017-12-01 11:51
작성자 Level 10



 

미농지와 원주한지와의 교류를 트며

이성용 회원 평화한의원 원장 cham0601@naver.com

미농지를 아십니까?
어렸을 적 십원짜리 동전을 밑에 대고 연필로 문질러서 다보탑을 베껴 내거나, 학교 숙제로 지도를 그려오라고 하면 사회과부도에 대고 따라 그렸던 그 추억의 종이. 이번에 다녀온 곳이 바로 그 미농지의 원산지 미노(美濃)이다.

촌스럽게도 이번 여행이 나에게는 첫 번째 해외여행이다. 일본어를 공부하면서(지금 방송통신대 일본학과를 다니고 있다.) 언제 한번은 일본에 가야지가야지 하면서도 시간이 맞지 않아서 망설이고 있던 가운데, 한지문화제위원회에서 같이 가자는 유혹을 나는 뿌리칠 수 없었다. 더구나 그것이 일종의 통역 자격이라는 것은.

나고야국제공항에서 기후(岐阜)역에 내리자 미리 우리를 영접하러 마중나 온  미노시 관광과 공무원 호리베 씨를 반갑게 만났고 기후에서 미노까지는 승용차로 30분쯤 걸렸다. 처음 안내를 받은 곳은 아카리아트관, 원주로 말하자면 한지공예관과 유사한 곳이다. 미노에서는 매년 전통 일본종이인 화지를 이용해 만든 등(燈) 작품을 전국적으로 공모하여 축제 형식으로 전시한다. 이 작품들을 보관하고 있는 곳이 바로 아카리아트관이다. 올해 원주한지문화제가 10주년 행사를 기획하면서 내건 전시행사 컨셉이 “하늘에서 온 오색 빛깔 원주한지-빛”이라고 하니 여기에 딱 어울리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우리가 온 목적중의 하나가 이곳의 작품과 작가를 이번 원주행사 초청하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호리베씨의 안내로 전통 가옥을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는 미노거리를 둘러보았다. 
그후  1시간 30분간 미노 시장님과의 회합, 아주 인상적이었던 미노시 초청의 저녁식사를 뒤로 하고 호텔에서 일박을 했다.

일본에 온 이튿날. 아침 일찍 호텔로 찾아온 호리베씨와 함께 간 곳은 미노화지마을회관.  내년 완공될 한지테마파크와 성격이 비슷한 곳이 될 것이다. 직접 한지를 뜨는 실습도 하고, 한지 작품을 전시도 할 수 있는 시설이 갖추어진 곳이다. 우리는 여기에서 전영철 교수님이 준비한 원주한지문화제 프리젠테이션을 하고, 본격적으로 이분들과 공식회의에 들어갔다. 통역을 맡은 내 머리는 쥐가 날 정도였지만, 대화는 비교적 잘 되어갔다. 미노와 원주시 양축제간의 정기 전시교류건, 양측 테마파크 교류건, 랜지던스 프로그램을 통한 작가교류양성건, 연수생 교류건, 학술행사건을 논의하고 협의하였다. 전통종이를 소중히 하고 육성하려는 양측의 진지한 노력들은 올 가을 한지문화제를 통해 시민들에게 선보일 것이다. 

일본에는 전통적인 화지 마을이 꽤 여러 곳 남아있다. 다음날 간 곳은 오바라(小原)라는 마을이다. 이곳 역시 <화지의 고향>이라는 이름의 체험 및 전시 공간이 있는데, 특이한 것은 화지를 일반적인 생활용품으로서가 아니라 예술작품으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하여, 마을 이곳저곳에 화지 예술인들이 각각 자신의 공방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화지를 뜰 때 숯이나 대나무 섬유를 첨가하기도 하고, 자기가 만든 화지를 이용해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물어물어 공방을 찾아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예술가들을 만나 그들의 작품 활동 현장을 볼 수 있었다. 

돌아보면, 짧지만 힘든 여정이었다. 무엇을 보든 그 아이디어를 한지문화제에 어떻게 이용할까 생각한 이선경실장님이나, 덕분에 나도 따라했지만 모든 보이는 것에 열심히 셔터를 누르고, 가이드에다 운전기사 역할까지 한 전영철 교수님, 회의내용을 기록하고 매 견학시 관련 자료를 챙기느라 수고한 민경욱이에 비하면 나는 그래도 편한 여행이었다. 올 가을, 원주에서 열리는 한지문화제에 우리의 노력들이 좋을 결실을 맺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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