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남북회담과 합의문

분단됐던 남북이 처음으로 대화를 시작한 것은 1971년 8월입니다. 이산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난 ‘남북적십자회담’이 그것인데요. 이후 비밀리에 발표된 ‘7.4남북공동성명’부터 1985년 성사된 ‘최초의 이산가족 상봉’, 1990년 교류협력을 위해 만든 ‘남북기본합의서’까지 남북이 만나기 위한 준비는 계속돼 왔습니다. 

  남북 대화와 쌍방에 의해 체결된 합의 역사는 남북 분단 역사와 동일한 시간적 궤적으로 나타납니다. 그간 남북은 ‘공동성명’, ‘공동선언’, ‘합의서’, ‘합의문’, ‘공동보도문’ 등 다양한 형태의 합의서를 체결했기 때문인데요. 

사전적 의미의 합의문은 “당사자들이 합의를 보았음을 증명하는 서류”를 뜻하며, 여기에 법률적인 의미를 더하면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끼친 손해를 적절하게 보상해 주겠다는 피해자와의 합의 문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개념은 일반적으로 사회구성원 간의 약속, 즉 합의를 통해 손해에 대한 보상을 강제적으로 실행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나 그동안 남북 간 합의는 법적 구속력을 통한 규범으로서의 기능은 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인데요. 남북 간 합의문은 남북 사이의 교류협력과 발전을 기본 목적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즉 서로의 제도화된 구속력 통해 국내외적 환경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인데요. 입법화 등 지속가능한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쌍방이 서로 합의문 내용을 지킬 수 있는 실질적인 노력과 국제적 인준 작업 역시 필요합니다.

  지난 2000년 6월 15일 분단 최초로 남북 정상이 만났던 시점부터 역사적으로 합의된 ‘6.15남북공동선언’과, 2007년 ‘10.4정상선언’, 2018년 ‘4.27판문점 선언’과 ‘5.26 남북정상회담’에 이르기까지 남북정상회담과 여러 회담을 통해 걸어온 과정들을 살펴보겠습니다.